1시간반 동안 계속된 오찬에서 이들은 하루밤만 자고 나면 만나게 될 가족 생각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이런 감격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김대통령과 이희호(李姬鎬휘)여사는 이들의 손을 잡고 일일이 격려했다.
방북단 대표들은 차례로 “이번에 못가는 사람들에게 미안해 간다는 소리도 못했다” “지속적인 상봉과 서신왕래, 면회소 설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찬하씨(76·평북 영변)는 “이산 1세대는 북한에 가고 싶어도 경제권이 없어서 자식이 반대하면 주저앉게 된다. 이번에도 400명이 추첨됐는데 건강진단을 받아오라고 하자 160여명이 기권했다. 어떻게 열어놓은 길인데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세대들이 납득하도록 정부에서 배려해달라”고 호소해 장내가 숙연해졌다.
여성방북자인 최학순씨(71·황해도 은률)는 “죽은 줄만 알았던 여동생을 만나게 돼 너무 기쁘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에 김대통령은 “나도 70이 넘어서도 북에 가보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슬픈 생각이 들었는데 고향을 북에 둔 여러분은 오죽 안타깝고 고통스러웠겠느냐”고 위로했다.
김대통령은 “남에서 살든, 북에서 살든, 가족이 다시 결합하는 데까지 가는 것이 인륜이고 동포애”라며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남한을 더 많이 이해하도록 여러분이 분위기를 조성해줬으면 좋겠다”며 “단순히 혈육을 만나는 것만이 아니라 남북을 위해 큰일을 하고 민족과 국가를 위해 도움이 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김대통령은 “가고 싶어도 자식에게 신세를 지기 싫어 못가는 분이 있는 것도 알고 있으니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일단 여러분께 1인당 500달러씩을 제공했으니 필요한 선물을 사가시기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