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을 자랑하셔서는 안됩니다.”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는 남한측 이산가족 상봉단(방북단)에 대한 설명회가 열렸다.
3시간 가량 계속된 이날 설명회에서 방북단은 △북한 실상 및 주민생활상 △85년 고향방문단 상봉장면 시청 △정상회담 성과 및 이산가족 문제 △남과 북의 언어차이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사상교육’보다는 ‘안내’ 성격으로 교육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방북단이 가장 주의를 기울인 대목은 가족과 안내원 등 북한사람 접촉요령. △정치나 사상문제를 거론하지 말 것 △남과 북을 비교하지 말 것 △호칭문제에 특히 주의할 것 등 이미 알려진 개괄적인 행동요령에다 “너무 고생했다” “식량난이 크다던데…” 등의 상식적인 말도 북한측을 자극할 우려가 있으니 삼가달라는 설명에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또 지나친 농담과 돌출적 행동 등 자칫 남과 북 사이에 시빗거리가 되거나 책잡힐 행동도 자제해달라고 통일부측은 당부했다.
그러나 이번 방북 때 인편으로 친지들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달러 등 선물을 건네는 것에 대해선 금지하지 않고 간단한 주의사항만 전달돼 가족상봉의 특별한 의미를 드러냈다.
남동생과 여동생들을 만나는 이동선씨(72)는 “그쪽 생활을 우리가 잘 모르니 만큼 행동요령에 따라 개인행동 등은 일체 삼가겠다”며 “고향 땅에 간만큼 흙을 조금이라도 가져오고 싶었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국제관례에 따라 동식물과 토양 등은 가져올 수 없다는 것. 장정희씨(71·여)는 “의약분업 사태로 여동생에게 전해줄 결핵약을 정말 어렵게 구했다”며 “전해줄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