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 金위원장 '北로켓' 관련 농담 해석 분분

  • 입력 2000년 8월 15일 23시 44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했던 ‘조건부 로켓개발 포기 선언’이 농담이었다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 언론이 갖가지 해석을 내놓으며 들끓고 있다.

러시아 언론은 15일 김위원장의 ‘농담’ 뉴스를 크게 보도하면서 “푸틴이 (북―미) 승부의 희생자가 됐다”에서 “푸틴이 교묘한 승리를 거뒀다”에 이르기까지 각종 해석을 내놓았다.

이즈베스티야는 푸틴이 김위원장의 농담을 충분히 이해했으나 이를 의도적으로 각색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세계가 푸틴의 교묘함을 알게 됐으며 그가 농담을 진지한 제안으로 변화시켰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브레먀 MN은 푸틴이 김위원장의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고 선진8개국(G8) 정상들에게 이를 그대로 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위원장이 농담을 하면서 푸틴이 진심으로 믿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보드냐는 푸틴이 북한 지도자가 마련한 ‘(북―미간) 승부’의 희생자가 됐으며 이로 인해 크렘린과 러시아 외무부가 매우 불쾌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외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김위원장의 최근 발언에 대한 모스크바의 대응은 아직 없지만 최고위층으로부터 반응이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김위원장은 자신의 발언이 농담이었다고 공개함으로써 러시아가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이끌어냈던 선전효과를 완전히 사라지게 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만일 한국 언론인들에게 한 김위원장의 발언이 또 다른 농담이 아니라면”이라는 토를 달았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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