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10시 반경 민병옥할머니(95·충남 천안시)는 아들 박상원씨(65)가 차안으로 들어서자 처음에는 몰라보다 “우리 늙은 애기 왔구나”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박씨는 “이게 우리 어머니야”라며 같이 끌어안았다.
박씨는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20여분간 이야기를 나누다 “어머니 50년만에 절 받으세요”라며 어머니를 침대로 옮긴 뒤 차 안에서 넙죽 엎드렸다.
어머니는 “이번에 만나면 또다시 만나기 어렵다는데…. 너는 나보고 100살까지 살라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이냐”며 이별부터 걱정하며 흐느꼈다.
같은 시간 또다른 앰뷸런스에서는 북에서 온 여운봉씨(66)가 어머니 박성녀씨(91)를 만났다. 수년전부터 기억력이 희미해진 박씨는 아들이 “나 알갔시요?”라고 묻자 “아들?. 어서 집에 가자”라며 아들을 어렴풋하게나마 알아봤다.
<지명훈기자>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