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문제 언급말라" 이총재 함구령

  • 입력 2000년 8월 16일 18시 51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초청 용의 발언과 관련해 16일 당내에 ‘함구령’을 내렸다.

이총재는 총재단회의에서 “정부당국이나 북한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없었던 만큼 현재로서는 당의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앞으로 이 문제는 대변인을 통해서만 공식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총재의 함구령은 방북초청 문제에 대해 여러 갈래로 얘기가 나올 경우 대북노선을 놓고 당내 혼선만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내 시각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당이 남북문제에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보수적인 인사들은 “단순 방북은 ‘DJ 뒤따라가기’ 밖에 더 되느냐”며 반대하고 있다.

이총재는 여전히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긍정 검토’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이총재는 이미 “통일과 평화정착에 도움이 되고 국익과 당을 위한 일이라면 누구와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핵심관계자는 “이총재의 방북 성사 여부는 일단 단독회동이 전제돼야 하고, 납북어부 생사확인이나 이산가족 추가상봉 약속 등 야당총재가 방북할만한 ‘조건’이 성숙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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