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대화록]北공학박사 김영기씨-南동생들

  • 입력 2000년 8월 16일 23시 15분


다음은 6·25전쟁 당시 서울 경기공고에 다니다 북으로 간 김영기씨(67)와 동생 창기씨(58·경북 안동시 송천동), 여동생 차희(65) 분희씨(62), 창기씨의 아들 윤욱씨(35) 등이 16일 워커힐호텔 개별상봉에서 나눈 대화내용. 영기씨는 현재 과학기술연구소(우리의 KAIST 해당) 함흥 분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한다.

△창기〓그런데 반가운 사람이 있어요. 죽마고우 휴대전화 연결해 드릴게요.

△영기〓그래 누구?

△창기〓권중동씨(전노동부장관·영기씨의 안동중 동창)예요.

(통화)

△영기〓야 너희들 잘있었냐. 내가 연락을 하고 싶어도 그럴 처지가 못됐다. …야 나는 그래도 북에서 공학박사야… 잘 지내고 있어… 내가 만났으면 좋겠지만은 그럴 처지가 못된다… ○○○친구들은 다 잘 있냐… 여기 가족들이 왔는데 시간이 없다 야. 여기 가족들하고도 얘기해야 하잖냐… 너도 성공해서 기쁘다.

(영기씨가 북측 가족 사진을 펼쳤다)

△영기〓이 사진이 내 집사람이야. 그리고 이건 너 형수가 친지들에게 주는 편지(사진)란다. 읽어보라. 인사를 대신한단다.

△영기〓이사진이 내 회갑때 찍은 사진이야.

△분희〓야 그래도 회갑도 하고 자식들이 상도 차려주고 그만하면 됐다 야.

△창기〓(15일 찍은 사진을 꺼내며)이 사진이 어제 찍은 사진이에요.

△영기〓야 어제 찍은게 벌써 나왔어. 남쪽 사진 기술이 좋구나.

△창기〓우리 사진 찍어야겠다. 언제 만날지도 모르는데.

(사진 촬영)

△영기〓야 이건 너희들 선물이다. 풀어봐. 거의 술하고 담배 고려인삼정 그런거야.(선물은 들쭉술, 보드카, 고려인삼정, 담배, 도자기)

△창기〓이건 우리가 마련한 선물입니다.

(반지, 옷가지 등)

△영기〓야 너희들 많이 준비했구나. 고맙다야.

△창기〓이것은 전자계산기고, 이건 카메라 하나 준비했어요. 그리고 비누랑 치약 시계는 많이 준비 못하고 3개를 준비했습니다.

△영기〓이 카메라는 얼마정도 가니.

△윤욱〓200불 정도 해요.

△영기〓아 그래. 야 그러면 너는 한달 월급이 얼마나 되냐.

△윤욱〓2500불 정도 돼요.

△영기〓야 그럼 꽤 많이 받는 거구나.

<특별취재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