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9월 첫 이산가족 상봉 때 "남조선 당국은 북남 교류와 접촉을 바라는 남측 모든 정당 단체와 개별 인사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라"는 식의 선동적 보도를 내보냈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북한 언론은 이번 상봉과정에서 남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었던 장군님의 은혜 운운하는 북측 이산가족들의 '정치적 발언'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언론의 '정치적 선전'은 '이산의 비극을 끝내기 위해 빨리 통일하자'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보도도 신속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오전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의 평양 출발 소식을 곧바로 보도한 데 이어 남측 방문단의 평양도착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중앙TV는 16일 오후 계관시인 오영재씨(64)가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받치는 시를 읽는 모습 등 상봉 모습을 생생한 화면과 함께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조선중앙통신 등 라디오방송도 "방문단 성원들은 남녘의 혈육들과 서로 부둥켜 안고 50여년만에 다시 만난 기쁨의 격정을 터트렸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민주조선 평양신문 등 주요신문들도 상봉 장면을 연일 비중있게 실었다.
정부 관계자들은 "'선전-선동의 사상적 무기'로 불리우는 북한 언론이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남(對南) 비난을 자제하는 등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면서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