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이날 아침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마지막으로 송씨를 만나 한탄의 눈물을 흘렸다. “난 앞으로 10년은 걱정없어. 그러니 자네나 약 잘 먹고 몸조리 잘하고 있어….” 그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송씨는 굵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마치 눈물로 남편과의 헤어짐을 슬퍼하며 훗날의 만남을 기약하려는 듯.
최씨는 아내의 눈물을 닦아주며 아들 의관씨(55)에게 거듭거듭 당부의 말을 했다. “니가 책임져야지 오케(어떻게) 하겠니? 삼시 꼬박꼬박 먹이고 일 절대 많이 하게 하지 마라. 자꾸 침놓지 말고 약 해드려야 돼. 건강해야 다시 또 보지….”
송씨는 51년 1·4후퇴 때 남편을 남쪽으로 떠나보냈다. 그리고 남편은 남쪽에서 새 가정을 이뤘지만 송씨는 50년 동안 수절하며 아들 의관씨(55)를 키웠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