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비용 지출 백태]조직가동비 1억 쓰기도

  • 입력 2000년 8월 22일 19시 01분


22일 중앙선관위가 밝힌 16대 총선 선거비용 실사 결과는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충격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우선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았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던 ‘조직가동비’, 즉 동책이나 여성회장 등에게 불법적으로 제공한 활동비가 선관위에 의해 포착됐다. 이 같은 혐의가 적발된 현역의원은 민주당 김영배(金令培) 송영길(宋永吉) 송석찬(宋錫贊) 이창복(李昌馥) 장정언(張正彦), 한나라당 민봉기(閔鳳基)의원 등 7명이다.

선관위는 이들이 수천만원의 활동비를 제공했으며 모의원은 1억원 가까운 활동비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직가동비가 선관위에 적발된 것은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

선관위 고위관계자는 “선관위가 불법이지만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던 정치자금의 흐름에 처음으로 손을 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선거비용 초과지출 사례도 대거 적발됐다. 김영배의원이 선거비용 제한액의 48.4%를 초과지출한 것을 포함해 송영길 이창복의원 등의 회계책임자가 같은 혐의로 고발됐다. 선거법상 선거비용 제한액의 0.5% 이상을 초과지출하면 당선무효가 된다.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의원의 회계책임자는 유급직원이 아닌 사람에게 금품을 준 혐의로 고발됐고, 한나라당 김용학(金龍學)의원의 선거사무장과 민주당 전용학(田溶鶴)의원의 회계책임자는 자원봉사자에게 현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한나라당 박종근(朴鍾根) 이윤성(李允盛) 김부겸(金富謙), 민주당 박상규(朴尙奎)의원 등의 선거사무장은 동연락소를 유사 선거사무소로 운영한 혐의로 무더기 고발됐다.또 민주당 장정언의원의 직계비속은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금지조항 위반으로 수사를 받게됐다.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의원과 민주당 이희규(李熙圭)의원의 회계책임자는 선거비용 누락 보고 혐의로 고발됐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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