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주당은 사건이 불거진 후 지금까지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는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의 논평이외에 어떠한 대응도 삼가고 있다. 권노갑(權魯甲)최고위원이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와 만났던 사실을 확인하며 개인적으로 박장관을 지원사격했지만 이씨는 6일 기자회견에서 이를 부인했다.
민주당은 자칫 박장관을 섣불리 엄호할 경우 정치쟁점으로 비화되면서 이 사건이 여야의 정쟁대상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박장관의 결백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박장관이 무관하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정황상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박장관이 영리한 사람인데 압력을 넣었다면 금감위원장 은행장을 놔두고 일개 지점장에게 전화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박장관의 결백을 입증해 주더라도 과연 국민이 어느 정도 이를 수긍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옷 로비 사건도 따지고 보면 실체는 미미한 것이었지만 온 나라를 흔들어놨다”며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이 수배중인 이 전지점장을 신속히 검거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불만이 적지않다. 검찰의 수사망을 비웃듯 이 전지점장이 두 차례나 기자회견을 하면서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발언을 하고 있는데도 검찰이 왜 잡지 못하느냐는 것이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씨를 안잡는 것인지 못잡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낸 뒤 “확인은 안되지만 한나라당에서 이씨를 보호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이씨의 배후를 은근히 한나라당에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한나라당▼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 연일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의 책임론을 펴고 있는 한나라당은 6일에도 성명과 논평을 잇따라 내놓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박지원게이트가 결국 청와대를 뒤흔드는 동티가 될 것이다’는 성명을 통해 박장관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불법대출 보증에 반대한 이운영(李運永)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에게 먼저 박장관이 사람을 보내 접촉을 시도했고, 청와대에서 이운영 전지점장의 사표를 수리하라고 종용했다고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들이 말하는 것으로 보아 박장관이 불법대출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었다.
권대변인은 “검찰은 서둘러 사건을 덮으려 하지만 의혹은 오히려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면서 “더 늦기 전에 박장관을 정리하라”고 촉구했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이운영씨가 찾아와 검찰 조사를 피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더라’는 민주당 권노갑(權魯甲)최고위원의 발언과 관련, “피의자가 재판장 자리에 앉아 판결을 하는 꼴이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사건의 축소 은폐를 위해 정권 전체가 총동원됐다”며 “이런 식으로 꼬리를 자르면 국민 의혹만 더 부추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경균(羅庚均)부대변인은 “박장관은 김대중(金大中)정권의 실질적 부통령이다. 박장관을 이번 기회에 파면해 정권의 도덕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하라”고 말했다.
박장관측은 물론 이를 부인했다. 박장관의 한 비서관은 “박장관은 이운영씨에게 전화를 건 적이 없다고 이미 밝혔다. 이씨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 진상이 밝혀질 것이고 그 전에 하는 말은 이씨 개인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