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재(金景梓)의원은 최근 여권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의약분업사태, 윤철상(尹鐵相)의원의 선거비 실사개입 의혹관련 발언파문, 한빛은행 불법대출 의혹사건 등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당에서 책임졌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당 지도부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그는 “요즘같이 국회의원으로서 위기감을 느낀 적이 없을 정도로 지금 민심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또 “윤의원 발언이 언론에 공개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원내행정실장 등을 문책해야 한다. 윤의원의 당직사표를 왜 빨리 수리하지 않느냐. 총무에게 재량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윤사무부총장이 사표 낸 것 몰랐느냐”고 반박했고, 이훈평(李訓平)의원은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느냐”고 불만을 나타냈으나, 일부 의원은 의총 후 김의원의 얘기에 동조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의총에선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갖가지 제언이 쏟아졌다.
△이미경(李美卿)의원〓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해선 안 된다. 전원위원회를 가동해 중요법안에 대해 토론을 하자.
△강성구(姜成求)의원〓개인적으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국회에 들어와 달라는 호소문도 보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우리 당 의원이 119명이다. 국회에 ‘119구조대’를 구성해 정상화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
△이낙연(李洛淵)의원〓장외투쟁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김희선(金希宣)의원〓‘민생 대 비(非)민생’으로 전선을 단순화해야 한다.
△한화갑(韓和甲)의원〓이런 상태로 간다면 자민련과 민주당 양당이 국회를 열어 민생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이회창총재는 과거 여당시절 노동법 날치기 처리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변칙처리’에 대해 비판할 자격이 없다.
△박상천(朴相千)의원〓법사위에 계류된 국회법 개정안을 그대로 두고 (자민련이)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15석이나 의원 정수의 5% 수준으로 하는 새로운 개정안을 내도록 하면 된다.
한편 민주당은 의총이 끝난 뒤 한나라당의 국회 등원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정균환(鄭均煥)총무는 “일단 한나라당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