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한나라당측이 “김대통령은 입만 열면 거짓말만 한다”고 비난한 대목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있다. 대통령에 대해 ‘거짓말만 한다’고 막말을 해댄 것도 문제지만, 대통령이 유엔에서 정상외교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은 더욱 큰 문제라는 것이 여권의 시각이다. 한나라당이 정상외교를 아예 망치려고 작정한 것 같다는 얘기다.
8일 민주당 6역회의에서 서영훈(徐英勳)대표는 “아무리 정치공세라지만 국제무대에서 외국정상들과 외교활동을 하고 있는 국가원수를 모독하는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상식밖의 일”이라며 “대통령이 거짓말만 한다면 외교무대에서 대통령이 하는 말들도 모두 거짓말이란 얘기냐”고 반문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인신모욕은 얘기가 다르다”며 “일반인에게도 엄청난 모욕이 될 그런 표현(거짓말쟁이)을 국가원수를 향해 마구 해대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사실을 사실 그대로 적시한 것이 무슨 문제란 말이냐”(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는 반응이다. ‘거짓말만 한다’는 등의 발언은 야당의 대정부 비판 공세에선 으레 나올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장부대변인은 “서울역 집회에서 나온 발언이 국가원수 모독이라면 김대통령과 측근들은 과거 야당시절 여러번 기소됐어야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