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南侵路 역할 못한다" 국방부 반론 제기

  • 입력 2000년 9월 8일 19시 02분


경의선 철도와 새 도로 개설이 북의 남침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국방부가 공식 반론을 제기했다.

국방부 안병환(安秉煥)작전기획부장은 8일 한나라당 의원 공부모임에 초청인사로 나와 “서울∼개성은 사방이 트인 개활지여서 철도나 도로를 만들더라도 군사전략상 침략로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안부장은 또 “경의선 철도는 평지에서 5m 높이에 건설돼 북한군 전차가 이를 이용해 남침하더라도 일렬로 내려올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아군화력에 100% 노출돼 자살행위를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설명했다.

안부장은 특히 “국방부는 경의선 복원에 대해 유엔군사령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으며 유엔사도 이에 ‘문제가 없다’며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필수 대응시설은 작전영향 요소를 고려해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통제할 수 있는 위치로 이전하거나 신설 보강해 경의선의 복구 등에 따른 대응조치 등을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덕(金暻德)군비통제차장도 “경의선 복구공사 중 우발사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북측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공사현장의 작전부대장과 북측간 ‘핫라인’을 설치해 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이같은 주장은 얼마 전 같은 모임에서 지만원(池萬元)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의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지소장은 당시 “경의선 철도가 연결되고 문산∼개성 4차로 도로가 개설되면 북한이 5시간 이내에 서울 입성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방부측에 “만약 북한군이 야간 기습작전을 감행하면 대비책이 있느냐” “대책을 강구한다고 하더라도 서울로 직결되는 큰 도로를 뚫는 것은 위험한 것 아니냐” “북의 전차 등이 평지로 내려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우려를 제기했다.

안부장은 이에 대해 “설치 후 바로 작동하는 신형 살포지뢰 등을 해당지역에 뿌려 북의 이동선을 차단할 수 있다. 철도와 도로 개설이 휴전선 군병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는 주장은 군 전략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나온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지만원씨 주장국방부 반론
-경의선을 잇고 도로를 만들면 250㎞ 휴전선의 모든 방어시설이 의미를 잃는다. 남침의 길을 합법적으로 뚫어주는 것이다.

-경의선이 평지보다 높아도 전차들이 평지로 빠져나올 수 있다.

-경의선은 평지보다 5m이상 높게 건설돼 북한전차 등이 일렬로 올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대전차포 등으로 무장한 우리 ‘킬링존’에 들어온다.

-신형 살포식 지뢰로 해당지역을 다시 덮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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