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견
김대통령은 김위원장의 안부를 물은 뒤 “좋은 추석선물(송이버섯)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김비서는 “장군님(김위원장)께서 추석 아침에 드실 수 있도록 전달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대통령은 다시 “맛있게 먹었다. 향취가 아주 좋더라”고 말했다. 김비서는 “대통령을 만나면 따뜻한 인사를 드리라는 (김위원장의) 당부가 있어 이를 정중히 전달한다”면서 “특히 장군님께서 역사적인 공동선언을 확실히 실현해가고 있는데 대해 대단히 만족해하고 있음을 전해드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전적으로 동감을 표시하고 “나는 임기 때까지 서두르지 않고 통일의 기반을 닦는 노력을 할 것이고 후임자가 그것을 진전시켜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김영남(金永南)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방미 취소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미국도 섭섭해하고 당황해 하더라”면서 “미국은 김영남위원장이 방문했으면 뭔가 분위기를 바꿀 계획이었던 것 같더라”고 말했다.
김비서는 “김영남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하는 분인데 몸수색을 당함으로써 자존심이 상하게 됐고 그래서 대통령을 만나지 못해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우리는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평화통일을 이뤄야 한다. 적화통일도 안되고 흡수통일도 안되며 양쪽이 다시는 총부리를 겨누지 않고 다 수락할 수 있는 통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찬
김대통령이 “김정일위원장이 나와 만남으로써 세계적으로 선전이 많이 됐다”고 말하자 김비서는 “장군님께서 출연을 많이 해서 출연료를 많이 줘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응수하는 등 두 사람은 식사도중 여러 차례 농담을 주고받으며 파안대소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