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현 정권 남한사람 외면 北만 쳐다봐＂ 성토

15일 소속 의원과 지구당위원장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나라당의 ‘김대중(金大中)정권 국정파탄 규탄을 위한 국회의원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는 최근 정국과 관련, 김대중대통령과 여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

▽대통령의 안이한 정국인식〓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인사말에서 “온 국민의 고통과 분노, 통곡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대통령은 국민과 기싸움만 벌이고 있다”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총재는 이어 “은행지점장이 이 정권 실세와 결탁해 1000억원을 부정대출했는데 김대통령은 검찰조사에서 잘못이 드러난 게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김대통령이 정확히 시국을 헤아릴 수 있도록 강철같이 뭉쳐 투쟁하자”고 호소.

▽불안한 남북관계〓이총재는 “어제 시내 한복판 신라호텔 로비에 ‘반북 반통일은 천벌을 받는다’는 문구가 적힌 우리 당 비방 삐라가 300장이나 뿌려졌다”며 “이 나라가 이렇게 돼가고 있는데 정부는 뭐하고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윤경식(尹景湜)의원은 “경제문제보다 북에 끌려만 가는 현 정권의 대북 대처방식이 더 문제”라며 “현 정권은 남한 사람은 안중에도 없고 북한사람만 쳐다보고 있다”고 성토.

▽총체적 국정파탄〓김문수(金文洙)의원은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과 ‘선거비용 실사개입’ 관련 발언을 한 민주당의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 윤철상(尹鐵相)의원 등을 ‘정권 5적’으로 규정한 뒤 “중산층이 무너지고 여당이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것은 정권이 무너지는 징표”라고 주장했다. 목요상(睦堯相)정책위의장은 “준비 안된 의약분업을 의보료 인상으로, 고유가 대책으로 기름값 전기료 인상 등 미봉책으로 때우고 있다”며 맹비난.

▽국회 파행은 여당 책임〓정창화(鄭昌和)원내총무는 “국회 파행사태는 국회법 날치기와 선거비실사개입 의혹 등 민주주의와 의회주의의 근간을 깨뜨린 여당 책임”이라며 “여당과 정부는 갖가지 남북간 행사와 올림픽 등을 내세워 잘못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 참석자들은 연석회의에서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여당은 우리 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특검제와 국정조사권 발동은 거부하면서 ‘무조건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입에 발린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는 합법을 가장한 독재자의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