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와 경기도가 힘겨루기에 나서면서 각종 민생 현안이 지연되고 있다.
17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건교부가 경기 파주시 교하면, 고양시 일산구 풍동, 남양주시 평내동과 호평동 등지에 24만3000∼67만5000평 규모로 조성키로 한 택지지구 사업이 경기도의 반대로 최장 9개월 가량 중단됐다. 이에 따라 이 곳에 들어설 예정인 4만1000여가구의 주택사업이 착공은 커녕 계획조차 수립되지 못하고 있고 사업지연에 따른 비용 손실도 크다는 게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측의 주장이다.
건교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난개발 방지를 위해 준농림지 이용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주택 공급량 감소가 불가피해지고, 이에 따른 집값 상승도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주택 용지 확보가 시급한데도 경기도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또 2008년까지 용인 서북부 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 건설사업에서 거둬들일 등록세 취득세 등의 수입만 해도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나 이 지역의 교통난 완화를 위해 투입돼야 할 3조8000억원의 재원 중 2500여억원만 내기로 하고 버티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수도권 남부지역의 교통난을 해결해줄 도로나 철도 등이 개통되면 최대 수혜자가 될 사람들로부터 받은 세금을 해당 사업에 투자하는 게 상식인데도 경기도가 이를 거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기도는 이에 대해 “난개발을 막으려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협상을 진행하다 보니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교통난 대책 재원 부담과 관련해서는 “세수 확보가 예상대로 될지 미지수인데다 경기도의 재정 여력이 부족해 실현 가능한 범위를 책정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건교부 일각에서는 임창열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 회복을 위해 국 과장급이 전결할 업무사항까지 직접 챙기면서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임지사측은 “수도권 난개발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하면서 임지사가 도시, 교통, 환경 분야의 업무들을 직접 챙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재성·남경현기자>jsonhng@donga.com
사업 추진 지연되는 수도권내 주요 택지개발 예정지구 현황 | ||||
지 구 | 면적 (만평) | 건립 주택수 | 추진 현황 | 사업시행자 |
파주 교하 | 67.5 | 1만6000 | 99년11월 이후 개발계획 승인심사 중(당초 계획상 승인일 99년말) | 토지공사 |
고양 풍동 | 24.4 | 5950 | 99년12월 이후 개발계획 승인심사 중(당초 계획상 승인일 2000년 2월말) | 주택공사 |
남양주 평내 | 26.3 | 9196 | 99년12월 이후 실시계획 승인심사 중(당초 계획상 승인일 2000년 3월 중) | 토지공사 |
남양주 호평 | 33.4 | 9870 | 2000년4월 이후 실시계획 승인심사 중(당초 계획상 승인일 2000년 8월 중) | 토지공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