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입개방 압력을 피하기 위해 관용으로 포드 승용차를 구입했던 산업자원부가 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로 고민에 빠졌다.
포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마당에 포드차를 이용하기가 여의치 않게 됐기 때문. 정부 부처, 그것도 자동차 산업을 관할하는 부처에서 포드차를 이용했다가는 자칫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다.
문제의 차는 포드의 링컨 LS 3000cc급 6기통 승용차. 자동차 부문의 통상 마찰 완화 효과 등을 명분으로 올초부터 구입을 추진, 지난달 공개입찰을 통해 1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었다.
과천 정부청사 내 산자부 건물 앞에 세워져 있는 이 차는 그동안 산자부를 찾는 외빈용으로 사용돼 왔다. 외국서 온 손님들에게 자동차 시장 개방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도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
그러나 대우차 건으로 이 차는 순식간에 '애물단지'가 돼 버린 셈. 산자부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구입한 관용차를 대우차 문제와 연결짓는 건 너무 감정적인 시각"이라면서도 "예상치 못한 사태를 만났다"고 당혹해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