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장관 사퇴발언]이회창총재 대선자금 불똥?

  • 입력 2000년 9월 20일 19시 12분


20일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의 장관직 사임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97년 대선자금 관련 자료가 돌출 화제로 부상했다.

이 문제는 이날 회견에서 한 기자가 “박장관이 이총재의 대선자금 자료나 테이프를 갖고 있어 한나라당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이냐”고 물으면서 불거졌다.

박장관은 이에 “지금은 그런 말을 할 장소가 아니다”며 “자료도 내가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장관의 답변은 듣기에 따라서는 ‘실제로 자료가 있기는 있는데, 나는 갖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이 됐다.

박장관은 특히 회견에서 신용보증기금의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의 배후세력이 한나라당임을 간접적으로 여러번 시사해 의도적으로 이총재의 대선자금 문제를 걸고넘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이에 한나라당은 펄쩍 뛰었다.

이총재는 부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무슨 엉터리 공작을 하려고 하느냐. 지금도 ‘총풍(銃風)’ ‘세풍(稅風)’ 재판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런 게 있으면 지난 3년 동안 이용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총재는 “있으면 제발 내놓으라”고도 했다.

양정규(梁正圭)부총재는 “테이프인지 자료인지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여권이 또 없는 얘기를 지어내려나 보다”고 비난했다.

오세훈(吳世勳)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박장관이 여론에 굴복해 사퇴하면서도 끝까지 야당 총재를 음해했다”며 “국민은 박씨의 태도에 전율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우리는 ‘총풍’과 대선자금에 있어서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다”며 “박씨는 자료가 있다면 명백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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