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사들은 “대통령의 막힌 귀를 뚫어주자” “정치 9단이 아니라 정치9급” “노벨상의 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김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성토 발언〓이회창(李會昌)총재는 “모든 국민이 한 사람의 ‘옹고집벽’ 앞에 서 있다. 이 벽은 온 국민의 고통과 통곡에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며 “김대통령은 오만과 아집을 버려야 하며 국회를 핫바지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총재는 또 “서울의 호텔과 공공기관에 야당을 비난하는 삐라가 뿌려지는데, 이 정권은 북한에 항의하기는커녕 이 말이 새나가지 않도록 쉬쉬하고 있다”며 “국민은 이 정권이 정말로 김정일(金正日)을 통일대통령으로 만드는 길을 닦는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용(朴寬用)부총재는 “사회 전체에 위험하다는 신호가 오고 있는데 김대통령은 통일대통령의 환상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 정권은 또 국회의 동의도 받지 않고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처럼 북한에 퍼 주기 바쁘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학에 인공기를 건 대학생들을 사법처리한다고 했다가 북에서 안된다고 하니까 흐지부지했고, 을지연습도 북쪽에서 정상회담을 무효로 한다고 하니까 ‘쉬쉬연습’으로 바꿨다”고 힐난했다.
박희태(朴熺太)부총재는 “지금 시드니에서 올림픽이 한창인데 올림픽에서 ‘거짓말시합’이 있다면 이 정권이 금메달감”이라고 주장한 뒤 “이 정권은 민심을 듣지도 않고 국민을 보지도 않는 ‘안하고 정권’이며, 부산의 ‘아나고’는 맛이 있지만 엉터리 ‘안하고’는 맛이 고약하다”고 현 정권을 비꼬았다.
그는 “이 정권이 ‘햇볕’ ‘햇볕’해서 햇볕만 좋아한 줄 알았는데 ‘한빛’도 좋아한 줄은 이번에 알았다”며 “우리의 함성으로 대통령의 막힌 귀를 뚫어주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부산 경제〓안경률(安炅律)의원은 “부산 경제는 파산 일보 직전으로 7월말 기준으로 부산의 실업률은 다른 지역의 두 배이며, 기업어음 부도율은 전국 최고, 주택보급률과 도로율도 전국 최하위”라고 주장한 뒤 “그런데 이 정권은 부산 경제를 도와주기는커녕 북한 김정일에게 온갖 것을 다 바치고 있다”고 말했다.
엄호성(嚴虎聲)의원도 “동남은행 퇴출과 삼성자동차 문제로 부산 경제가 어려움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 정권은 실정만 거듭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집회 진행 상황〓이날 집회에는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대거 참석했다. 집회도중에 간간이 소나기가 뿌렸으나 참석한 시민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특히 경제 문제와 의료대란 문제가 언급되면 “옳소”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총재 등 당직자들과 시민들은 집회가 끝난 뒤 부산진시장까지 3㎞가량 가두행진을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참석한 당원과 시민들을 합쳐서 3만명이라고 했으나 경찰은 1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부산〓공종식·선대인기자>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