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부위원장 일행은 9일 오후7시6분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806편으로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 도착, 미 국무부 관리들의 기내 영접을 받았다.
국무부는 조 부위원장 일행을 항공기 옆에 대기시켜 놓은 버스를 이용해 귀빈실로 안내했으며 일반 승객들이 이용하는 출구를 통하지 않고 간략히 입국절차를 마치도록 배려.
○… 조 부위원장 일행은 오후 8시5분 워싱턴 시내에 있는 숙소 메이플라워 호텔에 도착.
경찰 오토바이의 호위 속에 도착한 조 부위원장이 캐딜락 승용차에서 내리자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웬디 셔먼 대북정책 조정관이 악수를 청하며 "만나서 반갑다(Good to see you)" 고 인사. 셔먼 조정관은 조 부위원장보다 40분이나 일찍 호텔에 와 있다가 그를 영접.
조 부위원장은 기다리고 있던 한국 기자들이 "회담이 성공할 것 같습니까"라고 묻자 "네" 라고 짤막하게 답변했으나 도착 소감 등을 묻는 추가 질문엔 무응답. 그는 그러나 가벼운 웃음을 머금은 채 보도진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사진취재를 위한 포즈를 취해주는 등 비교적 밝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미 국무부는 조 부위원장 일행에 대한 경호 상의 문제 등을 우려하기 때문인지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함구로 일관. 중국계인 에드워드 동 국무부 한국과장은 보도진의 영어 질문에 중국어로 "모른다"고 답변하는 등 대부분의 국무부 관계자들이 북-미 회담의 세부 일정과 의제 등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었다.
국무부는 보도진, 특히 한국 특파원들에 대해선 호텔 출입을 철저히 차단.
○…조 부위원장이 북한 고위관리로는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9일은 공교롭게도 미국 신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기념하는 콜럼버스 데이인데다 투숙 호텔이 최초의 청교도들이 미국에 올 때 타고 온 메이플라워 호와 같은 이름이어서 화제.
워싱턴 외교가에선 "북-미 관계에 신기원을 열게 된 조 부위원장이 콜럼버스 데이에 워싱턴에 와 메이플라워 호텔에 묵게 된 것은 우연이라 해도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이번 회담이 성과를 거둘 징조가 아니겠느냐고 해석.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