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獨)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56) 뮌스터대 교수는 13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가을 대동제의 행사로 열린 영상 강연 청년 학생들에게 '민족통일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서 통일을 이렇게 정의했다.
송교수는 비디오로 녹화한 이날 강연에서 "6·15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무엇보다 마음의 통일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우리 민족에게 소중한 기회였다"면서 "남북이 가진 여러가지 차이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테두리를 구성할 수 있는 원칙에 합의했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통일은 한 순간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과정이며 내(우리) 세대가 가지고 있는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이라며 "세계 정세와 남북 현실을 읽어내는 차가운 지성과 민족의 하나됨을 열망하는 뜨거운 가슴이 통일의 열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정상회담 이후 100여일은 통일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면서 "젊은 학생들은 미래를 책임지는 마음으로 통일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교수는 영상 강연이 끝난 뒤 서울대생들과 1시간여 동안 국제전화로 질의 응답을 벌이며 통일을 위한 대학생들의 노력를 거듭 당부했다.
그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67년 독일에 유학갔으며 74년 재독 반유신단체 민주사회건설협의회 초대 의장을 맡은 뒤 '반정부 인사'로 낙인찍혀 입국을 거부당했다. 그는 7월 늦봄 통일상 수상을 계기로, 8월에는 광복절을 맞아 귀국하려 했으나 국가정보원이 요구하는 준법서약서를 거부해 귀국이 무산됐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