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자료]환경장관, 예산을 판공비로 전용

  • 입력 2000년 10월 19일 00시 56분


김명자(金明子)환경부장관이 취임후 판공비를 5배 가까이 부풀려 책정하고 실속없는 행사로 폐지됐던 ‘물의 날’행사를 되살리는 등 방만한 예산운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가 국회 환경노동위 김문수(金文洙)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의하면 장차관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판공비가 99년에 3400만원이었던 것이 올해는 1억4300만원으로 늘었고 내년 예산에는 1억5500만원이 책정돼 있었다.

올해 판공비는 당초 9400만원이 책정돼 있었으나 판공비를 다 사용하고 모자라 수질개선부담금 징수비용으로 각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청이 사용해야 하는 예산에서 4900만원을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96년을 마지막으로 중단했던 ‘세계 물의 날’행사를 3월 재개하면서 2억4000여만원의 예산을 집행하기도 했다. 이 행사는 홍보책자 배포와 이벤트로 이루어지는 전형적인 전시성 행사라고 지적받아 왔다. 특히 홍보를 대행한 업체가 김장관의 아들이 다니는 회사라는 사실도 업체 선정과 관련한 의혹을 야기했었다.

한편 김장관은 당초 김의원의 자료제출 요구에 “개인정보가 누출될 우려가 있어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버티다가 감사를 하루 앞둔 18일 밤에서야 현금 지출을 제외한 카드사용분 내용만을 제출했다.

김장관은 판공비 낭비 지적에 대해 “행사를 많이 개최하고 국제회의에도 참석하다 보니 식대로 지출된 돈이 많은 것”이라며 “활동을 많이 해서 판공비를 많이 쓴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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