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대통령은 현판식에서는 민산 재건을 축하하는 간단한 인사말만 했으나 이어 민산 사무실에서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며 민산 활동을 '제2의 3·1운동’ '애국 구국운동’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80년대 우리가 결연히 투쟁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전두환(全斗煥) 독재정권이 굳건히 남아 있을 것이다. 이제는 독재자 김대중에 맞서 싸울 때다”는 말도 했다.
김 전대통령은 조만간 민산을 중심으로 '김정일 규탄 서명운동’과 '민주수호 국민 총궐기 대회’ 추진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혼자 뛰었다면 이제부터는 민산이라는 조직을 통해 활동반경도 넓히고 영향력도 키워?渼募?생각이다.
김 전대통령이 이를 통해 얻으려는 게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주위에서는 "YS가 200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고유한 '세(勢)’를 확보하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反)DJ, 비(非)이회창’ 세력을 모아 대선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라는 것. 김 전대통령의 이런 구상이 과연 실현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4·13’총선에서 김 전대통령의 추종자들이 모인 민국당이 영남권에서 참패한 사실을 들어 대수롭지 않게 보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김 전대통령이 영남권에서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민산 재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날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총재 등 주요 당직자들은 한결같이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측은 김 전대통령이 남북문제 등에 대해, 정부 여당에 대해 비판적으로 나올 경우 영남권 정서가 그??쏠릴지도 모른다며 걱정하는 눈치다.
한 당직자는 "가만있자니 불안하고, YS를 공박하자니 YS를 키워주는 것 같아 고민이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현판식과 리셉션(세종문화회관)에는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 박종웅(朴鍾雄)의원과 김수한(金守漢) 신상우(辛相佑) 박찬종(朴燦鍾) 김명윤(金命潤) 황병태(黃秉泰) 박희부(朴熙富)전의원 등 과거 민주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송인수·선대인기자>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