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검찰총장 탄핵안 발의' 소장검사 반발에 유감 표명

  • 입력 2000년 10월 20일 18시 18분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신승남(愼承男)대검차장에 대한 한나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에 대해 일부 소장검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서자 한나라당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20일 성명을 내고 "일부 검찰 수뇌부에 의해 검찰이 권력의 시녀화되고 있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야당의 노력을 검찰에 대한 발목잡기로 보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부영(李富榮)부총재는 "젊은 검사들마저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다면 검찰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소장검사들의 반발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정창화(鄭昌和)총무에게 탄핵안을 반드시 통과시키도록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번 사태가 검찰과의 기세 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하는 듯하다. 검찰총장을 지낸 김기춘(金淇春)의원은 사견임을 전제, "검찰이 집단행동으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면서도 "(탄핵안은) 매우 불행한 일로 검찰이 큰 충격을 받은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식대응을 자제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검찰이 과거에 비해 잘하고 있는데도 야당이 당리당략으로 자꾸 검찰을 몰아붙이는 것이 문제"(이원성·李源性의원·전대검차장)라며 검찰을 이해하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탄핵안이 상정되지 않도록, 야당과의 의사일정 협의에도 응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11월8일 본회의에 보고해 의결절차를 밟는다는 한나라당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탄핵안이 정상적으로 표결처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자민련도 "한나라당의 정치공세는 온당치 못한 일"(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이라는 반응이 많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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