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겨울내의 주문생산, 200여 하청업체 도산 위기

  • 입력 2000년 10월 21일 19시 08분


북한에 보낼 겨울용 내의 750만벌(시가 300억원)을 주문생산한 전북 도내 200여 하청업체가 제품 인수와 대금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집단 도산 위기에 놓였다.

21일 전북지역 섬유업계에 따르면 유명 내의 제조업체인 ㈜태창이 북한에 지원할 내의를 하청업체에 주문, 생산을 거의 끝냈으나 정부의 대북(對北)지원 일정과 여건이 바뀌면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태창은 8월초 ‘이라크 수출용’이라며 전북 34개 업체와 서울 부산 대구 각 1개 업체씩 모두 37개 협력업체에 겨울용 내의 750만벌을 만들어 10월말까지 2차례로 나눠 납품해줄 것을 주문했다. 태창과 계약을 맺은 업체들은 전북 도내 200여 영세업체에 재하청을 주었다.

이에 따라 전주 익산 김제시 등지의 하청 업체들은 생산을 서둘러 제작을 대부분 마쳤으나 1차분 인도 예정일이었던 9월25일을 한달 가까이 넘기도록 물품 인수는 물론 대금 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업체는 근로자들에게 임금조차 주지 못하고 있다.

한 하청업체 대표는 “7월경 전경련측이 태창 쌍방울 등 유명 내의업체 대표들을 불러 북한에 보낼 내의 1000만벌을 제작해 줄 것을 요청해 태창측에서 750만벌을 수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측은 “통일부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며 전경련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경련측은 “단순한 시장조사 차원에서 내의 업계와 접촉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창은 98년 자금난으로 부도가 나 현재 화의상태이며 북한과 합작으로 금강산 샘물 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전주〓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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