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아셈활동 결산]'노벨상 특수' 십분 활용

  • 입력 2000년 10월 21일 19시 2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열린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동안 모두 26개의 공식행사를 주재하거나 참석했다. 연시간으로 따지면 거의 하루에 해당하는 22시간 동안의 '강행군' 이었다.

행사당 평균 50여분이 걸렸고, 19일과 20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밤10시가 넘도록 행사를 치러야 했다. ASEM행사 외에도 13차례의 양자 정상회담을 하느라 일정은 5분간격으로 꼬리를 물었다.

김대통령은 ASEM을 통해 엄청난 '노벨상 특수(特需)' 를 누렸다. 각국 정상들은 앞다퉈 김대통령과의 회담을 희망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는 김대통령 개인의 명예 뿐 아니라 국가의 위상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평가다.

김대통령도 이런 이점을 십분 활용해 한반도정책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특히 유럽국가들이 북한과의 수교 방침을 밝히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대통령은 "북한과의 수교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북한의 경제문제 해결을 도우며, △이로 인해 한반도의 평화구축에 기여할 것" 이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는 김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도중 이런 설명을 듣고 즉석에서 수교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ASEM 차원에서는 정상회의 의장으로서 아시아와 유럽간 협력체제의 틀을 마련하는데 주력했다. 김대통령은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와 안정은 서로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일로 시작된다 며 참가국 정상들의 마음을 얻기에 노력했다.

그가 '정보 실크로드'라는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구축을 제의해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런 노력의 결실이었다. 김대통령은 정보화 격차의 해소를 강조함으로써 유럽과 아시아의 균형발전을 염두에 두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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