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는 이날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에 대한 '좌충우돌식 독설'과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또 차기 대선과 관련, "용기와 능력, 의리가 기준이 되겠지만, 아직 시간이 있으므로 내년에 가서 밝히겠다"며 차기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겠다는 의사를 재차 분명히 했다.
YS는 먼저 '민주산악회 재건 및 최근 일련의 발언과 행보를 정치참여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것이 정치참여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으나 나는 정당을 만들거나 총재를 할 생각은 없다"고 받아 넘겼다.
그는 또 '지역감정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건 김대중씨가 만든 것"이라며 "김대중씨는 경상도 사람을 싹쓸이하고 전라도 사람을 갖다 놨지만 나는 김태정(金泰政) 검찰총장과 총리 2명 등을 전라도 출신으로 시키지않았느냐"며 김 대통령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YS는 또 한나라당 이 총재에 대해 "나와 상의도 없이 (나에 대해) 탈당하라고하고 내 욕을 도하 신문 광고에 냈다"면서 "이는 배은망덕이고, 인간이 아니다"라고 상식이하의 용어를 써가며 비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심지어 "그는 능력도 없고 지도력도 없다"고 주장하고 "야당에는 반대 목소리가 있어야 하나, 지도력이 없으니까 모든 반대파를 다 내쫓고 모두 내사람, 집안사람을 갖다 놓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에 대해 호평한 '월간중앙' 11월호 인터뷰와 관련, "내가 어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 최고위원이) 그 당에서 그런입장에 있다는 말"이라며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그 사람을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두 차례나 강조했다.
이처럼 이날 YS가 원색적인 용어를 구사하며 이 총재를 비난한데 대해 한나라당지도부는 어이없다는 표정속에서도 공식적인 대응을 삼갔다.
이 총재는 오전 총재단회의에서 YS의 발언을 보고받고 "이제는 이런 말까지 하시는구나"라며 웃어 넘겼다고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이 전했다. 또 전날 김 전 대통령에게 "원로의 위치를 지키라"고 고언을 했던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도 "이젠 그만해야지"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총재단 회의에서 부총재들은 "늘 하는 말을 YS가 자꾸 하는데 그때마다 대응하면 뉴스만 커진다"며 무대응 방침을 정했다.
[서울 = 연합뉴스 최이락기자]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