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관례적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외국 주요인사??금수산궁전에 가서 먼저 경의를 표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한국전을 일으킨 김주석??조의를 표하는 것은 남한측 인사들??일종의 금기에 속했다. 김주석 사후 조문파동이 일어나고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금수산궁전 방문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인 것도 이 때문.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올브라이트 장관이 금수산궁전에 참배한 것은 조명록(趙明祿)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시 양국이 합의한 '적대관계 해소’를 몸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주석에 대한 거부감이 남측보다 덜하다고는 하나 미 국무장관이 반세기동안 지속된 양국 적대관계의 '원인 제공자’??경의를 표하기까지는 '외교적 고려’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브라이트 장관을 동행 취재중인 AP AFP통신 등은 "올브라이트 장관이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의 기념관에 조의를 표하는 것으로 역사적인 북한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제균기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