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조만간 관계 정상화"…김정일-올브라이트 2차회담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8시 45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24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중단, 외교대표부 설치, 안보문제 등을 논의했으며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23일에 이어 24일 오후 2시45분부터 숙소인 백화원영빈관을 찾아온 김 국방위원장과 3시간동안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를 밝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23일 집단체조 참관시 대포동 미사일 발사장면이 나오자 김 위원장이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인공위성 발사'라고 말했다'"고 밝히고 "나와 김 위원장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수출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논의했으며 인공위성 발사를 지원해주면 미사일 개발을 자제할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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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미사일 개발과 수출 자제의 대가로 북한의 위성발사계획을 지원하는 문제에 대한 실무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과 미국은 다음 주 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실무 전문가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98년 8월 일본 쪽으로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 국제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으며 이후 북한의 미사일 개발 문제가 북-미간의 최대현안이 돼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틀에 걸쳐 6시간동안 계속된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테러지원 문제와 인권,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 등 광범위한 문제를 다뤘으며 양국 수교문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문제에 대해서는 "건설적이었던 논의의 결과를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며 앞으로의 조치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양측은 북한이 가장 절실히 바라고 있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미 국무부 관계자가 전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김 위원장이 남의 말을 경청하는 훌륭한 대화 상대자"라며 "실용주의적이고 결단력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밤 백화원영빈관 목란관에서 김 위원장을 위해 만찬을 베풀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25일 오전 전용기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서해 항로를 경유해 서울로 직행, 청와대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예방한 뒤 한 미 일 3국 외무장관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제균기자·평양=한기흥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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