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전투기 2대 군사분계선 넘어…北 사과요구

  • 입력 2000년 10월 27일 18시 51분


미군 전투기 2대가 26일 오전 11시 22분경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사건이 일어나 북측이 27일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미측의 사죄를 요구하고 나섰다.

군사분계선을 월경한 미군전투기는 25일부터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동해안에 머물고 있는 미항모 키티호크함에서 발진한 최신예 F18 전투기로 한반도 지형에 익숙하지 못해 일어난 사건으로 보인다고 군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는 27일 “26일 훈련에 참가중이던 두 대의 항공기가 부주의로 인하여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면서 “주한미군과 한국공군의 경고 무선신호가 조종사에게 전달된 즉시 항공기는 기수를 돌려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으로 안전하게 복귀했으며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이 사실은 판문점을 통해 북한 당국에 통보됐다”며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최근 수차례 있었던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월경사건과 이번 사건 논의를 위해 북한군 대표와의 회담을 판문점에서 가질 것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투기 기종과 소속, 월경시간 및 장소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조사가 끝난 뒤 구체적인 것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오전 7시 보도를 통해 “26일 오전 11시22분경 미제 전투기 2대가 개성시 판문군 일대 우리측 영공 깊숙이 침입해 우리 인민군이 즉시 자위적 조치를 취하자 적 전투기들은 강화도 방향으로 도주했다”며 “미군부 당국자들은 이와 같은 엄중한 군사적 도발행위가 가져올 후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며 이 사건에 대해 반드시 우리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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