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의장 ‘억류’된후 합류▼
▽자민련 의원들의 ‘찬조출연’?〓자민련 강창희(姜昌熙) 이재선(李在善) 이완구(李完九) 김학원(金學元) 정진석(鄭鎭碩)의원 등 5명이 당 지도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본회의장에 들어간 시간은 17일 밤 11시55분. 그리고 조금 뒤 정우택(鄭宇澤)의원이 합류해 자정 이전에 본회의장을 지킨 자민련 의원은 6명이었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이만섭 의장이 집무실에 ‘억류’된 상태여서 탄핵안 표결 처리가 불가능한 시각이었다. 따라서 자민련 내에서도 “이들 중엔 그저 ‘얼굴 내밀기’ 차원에서 따라나간 사람들이 상당수”라는 곱지 않은 시각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1시간 동안의 ‘반란’을 마친 뒤 원내총무실로 돌아와 김종호(金宗鎬)총재대행에게 “죄송하게 됐다”(이완구 의원) “결과적으로 김대행 뜻대로 됐다”(김학원 의원)고 말하기도 했다. 또 오장섭(吳長燮)사무총장 이양희(李良熙)총무 함석재(咸錫宰)의원 등은 자정이 넘어 본회의가 유회된 뒤에야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李의장 퇴장 방조” 의혹▼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의 ‘퇴장 방조’?〓17일 밤 11시, 이만섭 의장은 정회를 선포한 뒤 의장석에 잠시 앉아 있다가 자리를 떴다. 한나라당 의석에선 “어어, 의장님이 나가면 안되는데…”라는 술렁거림이 일었고 의원 몇 명이 의장석 쪽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이의장은 퇴장해버린 상황이었다.
만약 한나라당측이 이의장의 본회의장 퇴장을 막았다면 탄핵안 처리 기회를 봉쇄당하는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 이 때문에 당장 자민련측은 한나라당이 ‘방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18일 새벽 본회의장을 지키던 자민련 김학원 의원 등은 “한나라당이 쇼하는 거지. 이렇게 될 줄 몰랐단 말이냐”고 비난하고 나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말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물론 한나라당 김무성(金武星)수석부총무는 “이의장이 퇴장할 줄 알았다면 의장석에 끌어다 앉혔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나라 “전혀 예상못해”▼
특히 권철현(權哲賢)대변인에 따르면 홍사덕(洪思德)국회부의장은 “이의장이 ‘정회를 선포하더라도 자리를 뜨지 않을 것이며, 자리를 뜨더라도 나에게 사회권을 넘기겠다’고 했다”고 말했다는 것.
그러나 이만섭 의장측은 “홍부의장과 전혀 그런 얘기를 주고받은 일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이의장측은 또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에게 민주당의 의총과 기표소 준비 등을 위해 정회를 선포하겠다는 것도 사전에 얘기해줬다”고 주장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