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건조업체 선정]'잠수함 전쟁' 현대 승리

  • 입력 2000년 11월 22일 19시 08분


현대와 대우의 3년여에 걸친 ‘잠수함 전쟁’이 현대의 승리로 결말났다. 국방부는 22일 “차기잠수함(KSSⅡ)사업의 국내 건조업체로 현대중공업을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가 기존업체인 대우조선 대신 현대중공업을 선정한 것은 업체간 경쟁을 통해 잠수함 국산화시대를 앞당기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경쟁에서 탈락한 대우조선이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혀 후유증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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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의미〓총 1조2700억원 규모의 KSSⅡ사업은 잠수함의 독자설계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 국방부는 다음달부터 독일HDW사로부터 설계도를 건네받아 사업에 착수, 2009년까지 214급(1830t) 잠수함 3척을 건조해 이같은 능력을 축적할 방침이다. 이후 2010년부터 연구개발방식으로 3000t급 중(重)잠수함(SS―X)을 건조할 계획이다.

현재 잠수함을 운용하는 국가는 40여개국(600여척)이지만 자체기술 건조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10개국 정도.

▽214급 특징〓현재 해군이 보유한 장보고급(209급·1500t)처럼 디젤엔진으로 추진하는 재래식 잠수함이다. 디젤잠수함은 연해작전에 유리하며, 축전지 전력으로 추진되므로 가스터빈으로 움직이는 원자력 잠수함보다 소음이 적다. 가장 큰 단점은 축전지 충전을 위해 하루에 2, 3차례 스노클 항해(산소를 흡입할 수 있는 위치까지 부상)를 해야 하며, 이때 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

214급 잠수함은 연료전지로 산소를 자체 생산하는 공기불요추진(AIP)장비를 처음으로 장착, 수중에서 최대 2주일까지 작전할 수 있어 ‘생존성’이 높아졌다.

▽대우의 반발〓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이 선정된 데 대해 “97년부터 잠수함사업을 모색해온 신규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한 의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우측은 “선진국에서도 잠수함 건조는 중복투자 방지를 위해 단일업체로 하고 있다”며 “복수경쟁체제로 가게 되면 현재 대우가 보유한 수천억원대의 잠수함 건조설비가 유휴화되며, 그동안 대우가 209급을 건조하면서 축적한 기술도 무용지물이 된다”고 주장했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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