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가 21일 지자체의 선심성 지방교부금 운영을 막기 위해 ‘재정 페널티제’ 도입 방침을 밝혔지만(22일자 참조), 이 자료에 따르면 행자부와 정치인의 ‘윗선 거래’부터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교부금은 행자부가 긴급한 지출을 위해 지방교부금 예산의 11분의 1을 떼내 조성하지만, 구체적인 지급근거가 없어 정치인들의 치열한 로비 대상이 돼왔다.
▽행자위와 예결위 의원들의 ‘쌈짓돈’〓행자부를 담당하는 행자위와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예결위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에 특별교부금이 더 많이 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전국 232개 시 군 구 중 20억원 이상 특별교부금이 배정된 47곳 중 11곳이 98∼99년 당시 행자위원들의 지역구였다. 당시 행자위원 30명의 지역구 중 3분의 1이상이 전국 평균액 18억5600만원을 상회하는 고액 배정을 받은 것. 또 예결위원의 지역구 9곳도 20억원 이상의 특별교부금이 배정됐다.
▽‘정치력’에 따라 차등배분〓여권 실세인 김홍일(金弘一) 한화갑(韓和甲)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는 29억2200만원이 배정됐다. 당시 총리이던 김종필(金鍾泌)자민련 명예총재, 김봉호(金琫鎬)당시 국회부의장, 김옥두(金玉斗) 박상천(朴相千)의원 등 여권 중진의 지역구에도 22억원 이상이 돌아갔다. 한나라당 중진인 박희태(朴熺太) 하순봉(河舜鳳) 목요상(睦堯相)의원과 양정규(梁正圭)전 의원 등의 지역구도 20억∼33억원을 받았다.
99년 지방 특별교무금 지역별 지원액 상위 20곳 | ||
지역 | 지원액 | 99년 해당지역 국회의원 |
강원 속초 | 3,779 | 송훈석(탈당) |
경남 김해 | 3,424 | 김영일 ★ |
경남 거제 | 3,335 | 김기춘 |
경남 진주 | 3,333 | 김재천/하순봉 ☆ |
경북 안동 | 3,303 | 권오을/권정달(탈당) ★ |
강원 철원 | 3,186 | 이용삼 ★ |
제주 서귀포 | 3,156 | 변정일 |
충북 제천 | 3,155 | 김영준 ☆ |
경기 파주 | 3,105 | 이재창 |
경기 연천 | 3,049 | 이한동 |
전남 여수 | 3,031 | 김성곤/김충조 ☆ |
강원 태백 | 2,958 | 박우병 |
전북 군산 | 2,949 | 채영석/강현욱 ★ |
강원 원주 | 2,927 | 김영진/함종한 ☆ |
전남 장성 | 2,922 | 국창근 |
전남 목포 | 2,906 | 김홍일/한화갑 |
제주 북제주 | 2,883 | 양정규 ☆ |
충북 청주 | 2,693 | 구천서/오용운 |
경북 김천 | 2,663 | 임인배 |
경기 하남 | 2,629 | 정영훈(탈당) |
▽탈당용 미끼?〓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해 국민회의나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겼던 권정달(權正達) 이택석(李澤錫) 정영훈(鄭泳薰) 황학수(黃鶴洙) 전의원과 송훈석(宋勳錫)의원 등의 지역구에도 23억∼37억여원이 배정됐다. 특별교부금이 ‘탈당 선물’로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