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한심한 강부총재 당장 서명하라"

  • 입력 2001년 1월 3일 17시 41분


자민련은 3일 오전 당사에서 당무회의를 열었다
자민련은 3일 오전 당사에서 당무회의를 열었다
3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열린 자민련 당무회의는 맹추위 만큼이나 살벌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일제히 교섭단체 등록 서명을 거부하고 있는 강창희(姜昌熙)부총재를 몰아붙였다. 고성도 자주 오갔다. 한국적 정당문화에 있어서 조직의 논리와 개인의 논리가 맞설 경우, 개인에게 어떤 집단압력이 가해지는 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드문 현장이었다. 다음은 당무회의 발언요지.

이홍배(李洪培)당무위원=신문에서 참담한 기사를 읽었다. 당사자인 강부총재가 전말과 본뜻을 이 자리에서 밝혀라.

강부총재=보도된 대로다. 내일 입장을 밝히겠다.

이위원=당무회의에서 먼저 밝혀라. 당원은 조직원이고, 개인보다 당이 우선한다. 말하라.

강부총재=(묵묵부답)

이원범(李元範)대전시지부장=문제는 한나라당에 있다. 한나라당 목표는 자민련 파괴다.

강부총재=한나라당 책동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의원 3인의 입당절차에도 문제는 있다.

이지부장=교섭단체 구성을 부정하는 것은 당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을 떠나지 않고 서명을 하지 않는 것은 온당치 않다.

김종기(金鍾基)당무위원=설움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다. 단합해서 교섭단체 등록을 해야한다.

박준홍(朴埈弘)당무위원=흔쾌히 동지들의 뜻을 받들어달라. 당장 서명하라.

권해옥(權海玉)경남도지부장=강부총재 때문에 교섭단체가 안된다니,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박태권(朴泰權)당무위원=지난 8개월간 우리 당의 소망은 교섭단체 구성이었다. 끝내 승복 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이용준(李龍俊)당무위원=당무위원 전원의 한결같은 소망이다.

강부총재=교섭단체를 만드는 방법이 문제였다. 오늘 살고 내일 죽는 방법도 있고, 영원히 사는 방법도 있다. 좀 더 생각한 후 내일 입장을 밝히겠다.

김일주(金日柱)당무위원=강부총재 때문에 우리 당이 제2의 도약을 하지 못한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이홍배위원= 내가 안 찍으면(서명을 하지 않으면), 3인이 돌아갈 것 이라는 강부총재의 신문기사를 보고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한영수(韓英洙)부총재=강부총재의 항변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언론에 고발한 것으로 충분하다. 서명할 것으로 낙관한다. 내일 입장 발표를 오늘로 앞당기는 것이 어떤가.

김종호(金宗鎬)총재대행=3인의 입당을 환영하고 용단에 감사한다. 교섭단체 등록을 하게 되면 우리 자민련에 21세기 희망과 용기를 줄 것이다. 이제는 당을 살리자.

▼강창희부총재 인터뷰▼

'의원 꿔오기'에 강하게 반발해온 자민련 강창희(姜昌熙)부총재는 3일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4일 기자회견에서 최종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으나 탈당 가능성은 부인했다.

강창희부총재

-탈당하나.

"생각을 더 정리해 내일 밝히겠다."

-지역구 반응은….

"엊그제 당원들과 떡국을 들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 분들이 내 소신을 믿는다고 했다. 그래서 내게 모두 맡겨달라고 했다. 그분들도 당원이기 이전에 국민이다."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는데….

"JP가 그런 (의원 꿔오기) 결정을 했을 리 없다는 뜻이다. 이번 일이 정도(正道)가 아니라는 생각은 변함없으며 그런 말을 드리고 싶다는 것이다. 윗분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 수야 없겠지만…."

-당무위원들은 모두 교섭단체 구성을 우선시하고 있다.

"정치인이 택할 '법도'에 더 가치를 둬야 한다. 정도냐, 사도(邪道)냐 하는 차원에서 봐야지."

강부총재는 특히 관심사항인 탈당 문제에 대해 탈당이나 부총재직 사퇴 등은 안한다고 밝혔다고 그의 측근이 전했다. 대신 한나라당이 국회법 개정에 동의해 자민련의 실체를 인정하도록 하는 순리로 문제를 풀자는 대안을 4일 회견에서 내놓을 것이라고 이 측근은 덧붙였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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