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과 이총재는 △경제문제 대처방식 △DJP공조 △정계개편 △개헌론 △개각 등의 현안에 대해서도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냄으로써 ‘의원 꿔주기’로 빚어진 경색정국이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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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은 회담에서 이총재가 ‘의원 꿔주기’의 원상회복과 관련자 사과를 요구하자 “국회법을 합법적으로 처리하지 않은 한나라당에도 책임이 있다”면서 “내일이라도 국회법을 표결 처리해 준다면 (세 의원을) 다시 데려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안기부 자금의 총선 유입사건’수사에 대해 “야당탄압”이라며 중단을 요구했으나 김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지키는 중요한 기관의 돈이 선거자금에 사용됐다면 이는 국가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중대한 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시비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나는 야당과도 손잡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국을 운영하려 했으나 야당이 대통령을 실패한 대통령으로 만들려는데 내가 어떻게 해보겠느냐”고 말하고 경제와 남북문제 등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고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총재는 국무총리를 포함한 전면개각, 자민련과의 공조 중단, 인위적 정계개편 포기 등을 요구하고, 특히 경제에 대해선 △구조조정에 정공법으로 대처하고 △올바른 구조조정을 전제로 경기를 부양하며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국정운영을 해 줄 것을 주문했다. 두사람이 이날 회담에서 의견을 모은 것은 지난해 10월9일 영수회담에서 합의한 국회 남북관계특위의 조속한 가동 정도였다.
이총재는 회담 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통령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대통령이 성의가 있으면 함께 정국을 풀어가면서 경제에 전력할 생각이었는데 대통령이 전혀 그런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승모·송인수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