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안기부는 국가안전을 책임지는 기구다. 이런 안기부의 안전기금을 갖다 쓴 것은 말이 안된다. 검찰에서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이미 안기부로부터 돈을 받은 사람들의 리스트가 완전히 확인됐다는 말을 들었다. 수사를 통해 전모가 밝혀질 것으로 본다.”
―이총재가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 선거대책위의장이었는데….
“선대위의장은 선거를 책임지고 맡아 관리하는 사람이다. 선대위의장으로서 자금의 세세한 흐름을 보고받았을 것이고 최소한 큰 흐름이라도 보고받았을 것이다. 액수가 크니까 이총재가 몰랐다고 말하는 것은 믿기 어렵다. 국민은 오히려 선대위의장이 세세한 자금흐름을 다 파악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떤 식이든 안기부 돈을 갖다 쓴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한나라당은 야당 탄압을 위한 편파수사라고 주장하는데….
“이 사건은 검찰이 오래 전부터 수사해 온 것이고 일부 언론이 검찰의 엠바고(보도 유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공개된 것이다. 정치권의 움직임과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고 우연하게 지금 터진 것이다. 이총재가 대통령을 만나 ‘편파수사’라고 따졌다고 들었으나 의혹이 있으면 철저히 조사해 실체를 밝혀달라고 요구하는 게 올바른 자세다.”
―여야 관계가 악화될텐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국을 운영한다는 우리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