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복원 정국앞날]'동상이몽' DJP 다시 뭉치지만

  • 입력 2001년 1월 8일 18시 44분


8일 DJP회동에 앞서 당소속 의원들과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JP
8일 DJP회동에 앞서 당소속 의원들과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JP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8일 회동을 계기로 출범한 ‘제2차 DJP공조체제’의 일차적 목표는 정치안정이라는 점에서 대선후보 단일화를 목표로 했던 1차 공조 때와는 그 성격이 다소 다르다. 또 ‘3김(金) 1이(李)’간 역학구도의 변화에 따라 DJP공조의 ‘질(質)’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정국안정 효과?〓JP가 7일 “헌정중단 사태가 우려돼 공조를 안할 수 없었다”고 말한 것도 이번 DJP공조의 목표가 정국안정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일단 2여(與)체제를 구축해 어느 정도 정국안정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한 게 아니라 ‘136대 133’의 여대(與大)일 뿐이다. 또 강창희(姜昌熙)부총재의 ‘반란’에서 보듯 자민련 집안사정도 복잡하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은 ‘의원 꿔주기’와 뒤이은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사건 수사, 그리고 DJP회동이 정계개편 및 정권 재창출을 위한 여권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도 장기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어 정국이 대선국면 때까지 장기 대치상태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정계개편 및 대선구도와의 함수관계〓청와대측은 이번 공조를 97년 DJP 공조체제의 재구축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권 재창출을 실현시키는 수준까지를 기대하는 여권의 내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권은 이를테면 이날 회동이 DJP공조→민주 자민련 합당→한나라당 일부까지 포함한 ‘합당+α’의 정계개편→정권 재창출로 가는 큰 그림의 첫 장(章)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

여권 일각에서 JP에게 총재 자리를 포함해 ‘모든 것’을 주더라도 합당을 성사시켜 정권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JP는 다르다. 그는 5일 “우리 당은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며 합당론을 차단한 데 이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도 만날 수 있음을 내비치는 등 공조를 하더라도 일정거리는 유지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JP의 한 핵심측근은 “JP는 공조는 하지만 자민련의 정체성은 반드시 유지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JP의 구상은 한마디로 ‘DJP공조 속 캐스팅보트 유지’ 전략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계개편의 한 요소인 ‘한나라당 흔들기’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여권의 강공이 오히려 야권의 위기의식을 부추겨 결속력을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DJ가 강해지면 이회창 총재도 강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선주자들의 반응〓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측이 DJP공조 복원을 가장 환영하는 편이다. 여권의 정권 재창출 전략이 ‘DJP+영남후보’ 구도로 정리된다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구도는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이 가장 경계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론 JP가 DJ YS를 묶어 3김 연합구도를 만든다면 이최고위원은 여권의 대권주자로서 보다 유리한 기회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로서는 JP와 YS가 앞으로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김창혁·송인수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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