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이날 안기부 돈을 받은 정치인 명단이 공개된 사실에 격분한 듯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집중 비난했고 민주당은 이회창(李會昌)총재 흠집내기에 주력했다.
한나라당 박원홍(朴源弘)의원은 “정치코미디인 ‘의원 임대차’사건에서 보듯 노벨평화상을 받은 대통령이 이렇게 엉터리로 정치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민주당 이희규(李熙圭)의원은 “1000억원대의 안기부 예산을 수백명에게 줬는데 최고책임자인 중앙선대위의장이었던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몰랐다면 누가 믿겠느냐”며 “이것이야말로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정균환(鄭均桓)총무와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는 국회에서 총무회담을 마친 뒤 보도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30여분간 고성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였다.
정균환 총무는 “안기부예산 선거유용사건은 국기 문란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으로 의혹 받는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에 동의할 여당이 어디 있느냐”고 비난했고 정창화 총무는 “안기부자금을 수사한다면 김대통령의 ‘670억원+α’, 김중권 대표가 전달한 ‘20억원+α’부분도 모두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