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浦東방문]반도체 판매실적 꼬치꼬치 물어

  • 입력 2001년 1월 17일 23시 24분


중국 상하이(上海)에 머물고 있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17일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 등의 안내를 받으며 중국 개혁 개방의 상징인 푸둥(浦東)을 둘러보았다.

▼日반도체기업 NEC 시찰▼

김 위원장은 이날 창장(長江) 첨단기술개발구에 진출한 일본 반도체 기업 NEC를 시찰하는 등 정보기술(IT)산업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첨단기술의 현장을 하루 종일 누비고 다녔다.

중국 당국은 김 위원장 일행이 이동한 구 시가지와 푸둥을 잇는 난푸(南浦)대교, 상하이 인근의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교통통제를 실시하는 등 물샐틈없는 경호를 했다.

상하이 서쪽 시자오(西郊)호텔에 묵은 김 위원장 일행은 오전 8시(한국시간 오전 9시) 호텔을 출발해 황푸(黃浦)강변의 스지(世紀)공원에 다녀왔다. 이어 오전 10시 푸둥 지역의 창장 첨단기술단지 내의 일본계 합작기업인 NEC를 주룽지 총리와 함께 방문했다. 리무진 등 50대가 넘는 차량에 나눠 탄 김 위원장 일행이 도착하자 회사 관계자들은 공장 현관까지 나와 도열한 채 이들을 맞았다. 김 위원장은 전자정보산업의 기초가 되는 반도체 산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99년 2월부터 가동한 이 공장의 기술수준 판매실적 등에 관해 실무자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상해 대극장 특별공연 관람▼

김 위원장은 이날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오후 3시경 푸둥시 행정센터에 도착해 30분간 푸둥 개발과정과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그 후 다시 차를 타고 푸둥 진차오(金橋)공업단지와 창장 하이테크단지를 돌아본 뒤 숙소인 푸둥 국제컨벤션센터로 돌아왔다.

김 위원장 일행은 캐딜락 리무진 5대, 검은 세단 25대, 경호용 미니버스 10대 등 총 50대 정도의 차량을 이용했다. 김 위원장의 행렬 앞에는 상하이에서 생산되는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사의 뷰익 승용차와 캐딜락, 미니버스 6대도 동행해 중국 내의 북한측 주요인사들이 많이 참석한 것으로 보였다. 상하이시측은 푸둥에서 가장 넓은 길로 폭이 100m나 되는 스지대도를 통제하는 등 김 위원장 일행의 경호에 만전을 기했다.

김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경 숙소로 돌아왔다가 오후 7시에 다시 숙소를 출발해 20분 뒤 상하이 대극장에 도착했다. 그가 캐딜락 리무진에 동승한 황쥐(黃菊) 상하이시 서기와 함께 내리자 극장 관계자들은 열렬히 영접했다. 북한 방송 카메라맨들은 김 위원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촬영하느라 부산한 모습이었다. 대극장의 전면은 투명한 유리로 돼있어 김 위원장이 내부를 둘러보는 모습이 바깥에서 보이기도 했다. 대극장의 한 직원은 “오늘 특별 공연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의전차량에 인공기 안달아▼

김 위원장은 대극장에서 특별 공연을 감상한 뒤 오후 8시반경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탄 리무진에는 국빈급 의전차량에 관례적으로 게양되는 북한국기가 없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상하이 시정부는 김 위원장을 맞기 위해 18일 개최할 예정이던 주상하이 외교단과의 춘절(설)맞이 만찬회를 취소했다.

<상하이〓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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