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독일 민사당(PDS) 그레고어 기지 원내의장이 4박5일간 평양을 방문한 뒤 서울에 도착해 16일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남북한 화해와 통일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북한을 방문하게 됐다며 처음 본 북한 체제와 자신의 통일관을 말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줄지어 북한과 수교하고 있지만 평양주재 외교관들의 북한내 이동이 여전히 제한받고 있었다며 “특정한 제한구역 외에는 통행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북한당국에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더니 동유럽 사회주의 모델이 왜 실패했는지 큰 관심을 보였다”며 “북한이 빠른 시일내에 붕괴하진 않을 것 같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소련군 주둔기간이 짧고, 마르크스레닌주의보다 주체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동족간에 전쟁을 치렀다는 점에서 동유럽국가들과 다른 독특한 체제를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는 독일 통일과정은 동독의 엘리트층들을 완전히 교체하는 과정이었다며 이 때문에 동독 사회는 정체성을 잃고 향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한의 통일은 양측 엘리트들이 함께 하는 통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