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이후]北 "상해 천지개벽" 연일보도

  • 입력 2001년 1월 22일 16시 39분


북한 관영 언론매체들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20일부터 “상하이(上海)가 천지개벽했다”는 내용을 거듭 보도하고 있다.

이는 ‘사전 준비→행사 실시→대대적 방송을 통한 설득→단체별 지지대회→공식입장 발표’라는 북한의 정책추진 패턴을 고려할 때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기 위해 이미 주민에 대한 3, 4단계 설득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낡은 관념 벗어나야"▼

중앙방송은 22일 “직업총동맹과 농업근로자동맹 등 각 근로단체가 평양에서 21일 전원회의를 열고 올해 공동사설에서 제시된 과업을 집행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했다”며 “동맹간부들은 지난날의 낡은 관념과 일본새(일하는 자세)에서 대담하게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북한방송들은 20일 오후 10시 김국방위원장의 방중소식을 17분간 처음 전한 뒤 매일 10여 차례 반복 보도하고 있으며 부문별 반응을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궁석웅 외무성 부상과 정문산(鄭文山)내각 사무국장, 박송남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21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북―중 친선협조와 경제회생을 다짐했다.

▼'조용한 변화' 추진 전망▼

다만 중앙TV가 별다른 자료화면 없이 아나운서의 육성만을 보도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상하이의 눈부신 발전상을 별다른 완충장치 없이 주민들에게 직접 보여 줄 경우의 충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 자체가 본격적인 개방노선을 걷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판 ‘바꿔 바꿔’가 올 한해 세차게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북한이 드러내놓고 개방선언을 하기보다는 내부적으로 조용히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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