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그동안 시범적 차원에 머물렀던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안정적 제도적 단계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면회소 설치 원칙은 지난해 6월 1차 적십자회담에서 남북간에 이미 합의된 사안이다. 다만 설치장소와 시기만이 남았다.
남측은 면회소 설치 장소로 판문점을, 북측은 금강산을 내세우고 있다. 남측은 금강산이든 판문점이든 다 받아들일 생각이다.
선박을 이용해 장시간 여행해야 하는 금강산은 건강이 허락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도록 하고 판문점은 고령자들을 위한 임시 상봉장소로 이용하겠다는 게 남측 구상이다. 금강산에 면회소를 설치하면 금강산호텔에서 숙박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이산가족들의 동숙(同宿)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두 곳은 ‘임시면회소’이고 ‘항구적 면회소’는 9월 경의선이 연결되면 개성과 판문점의 중간지점에 설치되도록 북측에 제의할 생각이다.
상봉 주기와 규모도 관심사. 면회소를 설치하더라도 그동안 교환해 온 이산가족 상봉단 규모보다 적다면 굳이 면회소를 설치할 필요가 없으므로 ‘최대한 많은 인원’이 만나도록 할 방침이다.
또 다른 의제는 이산가족의 생사 주소확인과 서신교환 문제다. 그러나 이는 면회소 설치가 우선돼야 풀리는 가변적 사안이다.
회담 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 북측이 10일 ‘우리 민족끼리 통일의 문을 여는 2001년 대회’에서 “면회소 설치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에 성의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