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김 전대통령의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28일 회동 일정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박 의원은 “두 분이 비밀 회동을 할 필요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 총재는 26일 주요 당직자들과 점심, 또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도 이를 공개하지 않도록 했다. 지도위원들과의 점심 약속이 일부 언론에 알려지자 이총재는 비서진을 질책했고 이에 놀란 비서진은 이 총재와 부총재 및 당 3역과의 저녁식사 장소를 황급히 바꿨다. 일부 기자들이 저녁 식사 일정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날 저녁 식사 참석자들에게 ‘식사 중 나눈 대화 내용을 일절 언급하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렸다.
이 총재측은 “총재가 회의나 모임을 언론에 알리면 마치 이를 홍보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까 봐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보다는 일정이 공개되면 예기치 않은 ‘변수’가 생길 수 있어 이 총재가 이를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당내에는 “이 총재의 이런 ‘노출 기피증’이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토론 분위기를 막는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