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은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먼저 ‘자성(自省)’을 했다. 그는 △일련의 개혁작업이 미흡했고 철저하지 못했던 점 △성과에 집착해 원칙과 기초를 소홀히 한 점 △의료개혁과 교육개혁에서의 시행착오 등을 언급하면서 “집권당과 정부의 잘못된 점을 자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자리를 잃고 밤거리를 헤매는 사람 △주가폭락으로 재산을 잃은 사람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밤잠을 설치는 중소기업인 등을 열거하면서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최고위원이 이처럼 국회 대표연설에서 집권당과 정부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여권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 즉 ‘집권한 지 3년이 다 되도록 무슨 일만 터지면 남의 탓으로 돌린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또 여권 국정운영 기조의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한최고위원이 누구 탓도 하지 않고 국정운영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한 것은 곧 바꿔 말하면 ‘강한 정부, 강한 여당론’과도 맥이 닿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