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은 12일 "오발사고 원인조사 결과 F5E 전투기의 미사일 발사대 후방에 있는 전원공급부품 내부의 작은 나사가 풀려 휴즈에 닿아 합선되면서 발사스위치를 작동시키지 않았는데도 발사전원이 자동 연결돼 오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합선을 일으킨 전원공급부품은 다른 제작사 부품과 달리 내부가 몰딩(molding·내부 회로나 부속의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고착제로 밀봉 접착하는 방식)되지 않는 등 불량제품으로 드러났다고 공군측은 설명했다.
이 제품은 미국 엔트론사에서 제작돼 98년 도입된 것으로 공군은 이 제품이 장착된 F5E 60여대에 대해 미사일 장착을 금지하고 정밀 안전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공군은 이에 따라 주한 미합동군사고문단(JUSMAGK)에 결함내용을 확인시켰으며 제작사와 미정부측에 전원공급부품에 대한 품질보장 대책과 오발 미사일(AIM9 사이드와인더·5400만원)에 대한 배상 등을 요구키로 했다. 또 앞으로 에트론사 제품은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
차종권(車宗權)공군감찰감은 "FMS 방식으로 도입된 이 제품은 사용국에서 임의로 분해할 수 없는 부품이지만 정밀조사를 위해 이를 분해했다"며 "하자보상기간이 지났지만 제작상의 근본 문제가 드러난 만큼 한미 정부간에 보상에 대한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FMS 방식은 미국 정부가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고 미국내 제작사가 납품, 해외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도입국으로선 제품의 품질비교가 불가능한데다 하자보상기간도 1년 밖에 안돼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어 불평등 논란이 제기돼왔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