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임동원 국정원장이 한국의 대북포용정책과 북한의 변화 설명, 한미 대북정책 조율 등을 위해 11일 미국을 방문해 19일 귀국할 것으로 안다”며 “임원장의 방미기간이 9일이나 되는 점으로 보아 카운터파트인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국장을 비롯해 미국의 대북정책 관련 인사들을 다양하게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에 대한 시각과 관련해 한미간에 가장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라며 “이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 등을 미국측에 충분히 설명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테닛 CIA국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의 대담한 외교적 공세와 한국의 대북전략 변화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군사력과 미사일 개발계획, 군사기술의 수출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은 아직도 심각한 위협적 존재로 간주해야 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장거리 미사일 위협과는 별도로 평양은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의 재고를 확대하고 있어 동맹국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이 점진적 개방과정을 밟고 있는 주목적은 체제 생존과 경제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었다.
한편으로 임원장의 갑작스러운 미국 방문은 2차 남북정상회담의 윤곽이 어느 정도 북한측과 협의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방미결과가 주목된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임원장은 대북포용정책을 설계한 사람인 만큼 누구보다도 깊은 철학을 갖고 북한을 접촉했던 결과와 향후 북한을 변화로 이끌어낼 방안 등에 대해 미국 정책담당자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원장의 방미에 따라 당초 16일로 예정됐던 국회 정보위원회는 20일로 연기됐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