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언론사 세무조사때 DJ "군사정권보다 더 집요"

  • 입력 2001년 2월 14일 23시 26분


94년 김영삼(金泳三)정부가 언론사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였을 때 당시 야당총재였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의원은 1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대통령이 95년 9월 언론 비평지인 ‘미디어오늘’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당시 김대통령은 ‘언론이 DJ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뭐냐’는 물음에 대해 “(정부가) 세무조사를 한 뒤 몇 백억원을 추징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고 언론사들의 목을 죄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등 세무조사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는 것.

김대통령은 이어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때로는 압력을 넣고, 때로는 간청을 하면서 간섭을 하니 언론이 위축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반면에 잘 보이는 언론인은 장관도 하고 국회의원도 하니 말을 잘 들을 수밖에 없다. 현정권이 과거 군사정권보다 언론에 대해 더 집요하고 더 기술적이다”고 말했다고 원의원은 전했다.

원의원은 대정부 질문을 마친 뒤 “당시 김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언론사 세무조사를 언론 장악 의도라고 비판했는데 이제 와서 김영삼정부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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