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도살소' 지원 독일, 북측과 곧 논의

  • 입력 2001년 2월 18일 18시 41분


독일 정부는 20일 베를린 주재 북한 이익대표부 관리들과 만나 대북 쇠고기 원조 등 식량 지원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레나테 퀴나스트 농업장관이 17일 밝혔다.

퀴나스트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국 협의에서는 독일 정부가 광우병을 우려해 도살할 40만마리 늙은 소의 고기 가운데 일부를 북한에 지원하는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안건은 북한측이 쇠고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다른 것을 원하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퀴나스트 장관은 대북 지원 물자의 분배 투명성 문제를 지적하며 “무엇을 지원하든 반드시 국제 구호단체를 통해 분배되도록 북한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북한에서 3년째 활동중인 독일의 구호단체 ‘카프 아나무르(구조 의사회)’ 설립자인 루퍼트 노이데크는 17일 “독일 쇠고기가 북한에 공급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그레고르 크뢰츠후버 농업담당 대변인은 16일 “우리는 유럽산 쇠고기가 제3국 시장에 버려져 그 나라 시장을 교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독일과 스위스 등의 대북 쇠고기 지원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앞서 EU 집행위 아시아담당 관계자는 15일 “EU는 북한에 대한 지원 방식을 직접 식량원조에서 농업구조 개혁 지원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EU 차원에서 쇠고기를 포함한 식량을 북한에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U 지역내에서는 후진국에서 수천만명이 기아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광우병 우려만으로 소 수십만마리를 폐기하는 것은 비도덕적이라는 주장과 광우병 우려로 유럽에서 소비되지 않고 있는 쇠고기를 후진국에 원조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등의 도덕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