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요청받고 사전 문의▼
평양주재 독일 이익대표부 토마스 뷜핑 대표는 26일 광우병 위험으로 도살되는 독일 소의 대북 지원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20만마리분의 쇠고기 원조를 요청해 주한독일 대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문의했으나 이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뷜핑 대표는 한독 상공회의소 초청으로 귄터 운터벡 독일 동아시아협회 북한 사무소장과 함께 25일 방한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1월 독일 외무차관 방북 직후 독일통일 경험을 남북한과 나누기 위해 공동 세미나를 제의, 양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말했다. 독일대사관 관계자는 “7월 초순쯤 4∼5일간 일정으로 베를린에서 통일 세미나가 열릴 것으로 본다”면서 “주요 의제는 군비축소 등이며 남북한 각각 6명의 대표를 초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년반 동안 평양에서 근무한 뷜핑 대표는 이어 “북한의 개혁 개방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국가 전체를 통제하는 기본 스타일에는 변화가 없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北 시장경제 전환 신호없어▼
평양 근무 경력 4년인 운터벡 소장도 “북한이 시장경제로 방향 전환을 한다는 신호는 없다”면서 “다만 최근 북한 관리들이 ‘고난의 행진의 마지막 해가 지나가고 있다’고 말하는 등 북한 경제가 나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독일 동아시아협회 북한 사무소는 서방 경제단체로는 유일하게 북한에 사무소를 갖고 있다. 99년 북한과 독일의 교역 규모는 2억마르크(약 1140억원) 정도.운터벡 소장은 “5월7일부터 4일간 열리는 제4회 평양 국제상품전시회에 독일 기업 참여를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전시회에는 일본 기업 20개사와 독일 대만 싱가포르 기업 등이 참가를 신청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