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민과의 대화'방송 공방…＂전파낭비＂ ＂3社 자율결정＂

박권상 KBS사장이 문광위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있다.

6일 국회 문화관광위에서는 1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방송 3사가 동시 생중계한 것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과거 세 차례에 비해 시청률이 크게 낮아진 것은 국민이 철저하게 외면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시청률로 국민과의 대화를 평가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반박했다.

▼"국민 외면… 시청률 저조"▼

심규철(沈揆喆·한나라당)의원은 “대화는 없고 대통령의 일방적인 강연만 있었으며, 급속히 떨어지는 현 정부의 지지도와 더불어 국민과의 대화 역시 시청률이 급전직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방송사들이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한빛사건 청문회 생중계를 외면했는데, 국민과의 대화의 낮은 시청률은 그같은 주장이 변명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박종웅(朴鍾雄·한나라당)의원은 “시청률이 낮았던 것은 권력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방송에 대한 불신 탓도 컸다”며 “그날 상대적으로 KBS 2TV와 EBS의 시청률이 높았고, 비디오대여점이 성황을 이뤘다더라”고 꼬집었다.

남경필(南景弼·한나라당)의원도 “미리 정한 각본에 따른 홍보성 행사로 과거 세 차례의 국민과의 대화 방식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는데도 동시 생중계를 강행한 것은 전파낭비였다”고 몰아붙였다.

▼"오락프로와 비교말라"▼

그러나 심재권(沈載權·민주당)의원은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소상하게 밝히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단순히 시청률을 놓고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섰다.

윤철상(尹鐵相·민주당)의원도 “시청률을 놓고 마치 오락프로그램과 비교해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방송 3사가 자율적으로 생방송 중계를 하겠다는데 정치권이 이를 못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간섭”이라고 거들었다.

박권상(朴權相)KBS사장은 “실업자가 대통령에게 직접 딱한 사정을 직소하는 등 국민과의 대화는 각계각층의 쓴소리를 대통령이 직접 들을 수 있는 괜찮은 장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비해 시청률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패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